고양이, 함께 살던 댕댕이가 죽어도 슬퍼한다…그렇다면 집사가 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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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년 10월 02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69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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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죽음은 깊은 상흔을 남긴다. 이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비인간 동물에게도 해당하는데, 개에 이어 고양이도 동거 반려동물의 죽음에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오클랜드 대학교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함께 살던 반려동물(개도 포함)이 죽으면 고양이는 불면증, 식욕저하와 같은 뚜렷한 행동 변화를 보인다. 다시 말해, 고양이도 함께 살던 반려동물 동료의 죽음에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는 이야기다. 집사라면 경험적으로 느꼈을 이 같은 내용이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불면증, 식욕감퇴, 죽은 동료 찾는 행동…사이 좋을수록 슬픔 깊다
이 연구는 412명의 고양이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호자와 생존 고양이(n=452)의 사망한 반려동물과의 관계, 그리고 반려동물을 잃은 뒤 그들의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행동 변화에 관한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함께 지낸 시간이 길수록 고양이에게 뚜렷한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 동료가 죽은 뒤 고양이는 불면증, 식욕 감퇴, 울음소리 증가와 같은 변화를 보였으며, 숨거나 죽은 동료를 찾는 듯한 행동이 관찰되었다. 또한 집사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거나 이전에 좋아하던 것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행동 변화는 함께 한 시간이 길수록, 긍정적인 관계일수록 컸고, 죽음의 목격 여부나 함께 사는 반려동물 수와는 관련 없었다.
집사의 슬픔이 투사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만, 죽은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의 애착이 강할수록 남겨진 고양이의 행동 변화도 증가했는데, 이는 보호자의 감정이 남겨진 고양이에게 투사된 의인화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가설이다. 실제로 보호자의 슬픔이 클수록 고양이의 행동 변화가 증가했다고 답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따라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렇다면 집사가 죽었을 때 고양이는 정서적 반응을 보일까
그렇다면 집사가 죽었을 때도 고양이는 행동 변화를 보일까.
고양이들이 집사의 부재에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사례는 여러 연구나 경험담에서 확인된다.
가령, 남겨진 고양이는 죽은 집사를 찾으려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가 하면 죽은 집사가 자주 앉아 있던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 또 어떤 고양이는 죽은 집사의 침대에서만 잠을 자고, 죽은 집사가 돌아올 것처럼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Reddit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이야기 중에는, 사망한 집사의 냄새가 밴 옷이나 물건 근처에 고양이가 머무르며 우울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례도 있다.
슬픔은 인간만의 감정이 아니다
△ 이미지 출처: DALL-E (OpenAI), 제작자: ChatGPT (OpenAI).
비인간 동물들의 슬픔에 대한 연구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동물에 복잡한 감정을 부여하길 꺼리는 학계의 정서 탓에 비인간 동물의 슬픔, 애도, 상실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비인간 동물들이 동료나 가족의 죽음에 보이는 행동과 심리적 반응을 분석하는 ‘비교 죽음학(comparative thanatology)’이 등장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고, 그 결과 코끼리, 돌고래, 까마귀, 영장류 등 다양한 종에서 죽음에 대한 반응이 관찰된 바 있다. 이는 슬픔이 인간만의 감정이 아님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2024년 7월 29일 자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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