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양이신문연재 ③ - 고양이 장난감과 디자인 합목적성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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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7월 18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1,74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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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에 대해 ‘디자인은 좋은데 쓰기 불편하다’는 평가. 안타깝게도 이 말은 틀렸다. 좋은 디자인(good design)은 합목적성, 심미성, 독창성, 경제성 이 네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용이 편해야 하고 보기에 좋아야 하며 다른 디자인과 차별성을 갖으면서 회사에 이익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예쁜 것, 보기 좋은 것’과 같은 단순한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단 말이다. 이번 시간은 좋은 디자인의 조건 가운데서도 그 첫 번째로 손꼽히는 ‘합목적성’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 전 반려묘 디자인 회사 뽀떼는 고양이 낚시대 피싱캣(fishingcat)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고양이 낚시대란 낚시대처럼 긴 막대기 끝에 깃털, 퍼, 방울 등을 메단 고양이 장난감을 통칭한다. 애초 움직이는 작은 물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양이의 사냥본능을 반려인이 놀이를 통해 충족시켜주도록 고안된 장난감이 고양이 낚시대다.
따라서 고양이 낚시대는 야생에서 고양이들의 주요 먹잇감이었던 새, 나비, 쥐 따위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동작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피싱캣은 이런 면에서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그런데 의외의 기능성은 웨빙스트립과 와이어에서 발견된다. 말 그대로 ‘끄덕 끄덕’ 가벼운 손 놀림만으로도 곤충이나 새의 날쌘 비행을 거의 그대로 묘사(재현)할 수 있다. 게다가 길기 때문에 고양이보다 더 앞서 움직일 수 있다.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최고의 사냥꾼으로 진화된 덕에 스피드, 순발력, 유연성, 집중력 등이 무척 뛰어난데 이를 능가하는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고양이 장난감으로서 그 기능성에 꽤 충실한 것이라 단언할 수 있겠다.
장난감에 실증이 빠른 고양이, 짧고 무딘 낚시대 움직임에 고양이와의 놀이에 피로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확실히 새로운 사용감을 느낄만한 수준이다.
재밌는 것은 고양이도 피싱캣의 깃털에 더 열광한다는 것.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직 야생의 습성이 남아 있는 고양이는 새나 나비의 빠른 날개짓을 기억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아울러 그렇다고 해서 피싱캣이 실용과 기능에만 충실하다고 생각하면 또 오산이다. 핑크, 블루, 레드의 선명한 깃털 색상에 붉은 웨빙 스트랩과 가늘고 날렵한 와이어, 그리고 나무 손잡이의 비례감과 소재감, 컬러감은 제품디자이너의 오랜 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정체니까. 글 | 캣랩 장영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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