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게 건네는 새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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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2월 06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1,46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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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외출하고 돌아와보니 길고양이 명태는 오늘도 이웃집 지붕에 앉아 우리 집을 바라보고 있다.
서둘러 밥을 준비한다.
닭 안심 두개를 냄비에 담아 가스 불에 올리고 명태 전용 밥그릇도 씻어 놓는다.
그러는 사이 닭고기는 뽀얗게 익어간다.
익은 닭고기를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찢어 놓으면 닭고기 따라 국물도 금새 뽀애진다.
냄비에 든 닭고기와 국물이 식을 때쯤, 명태 밥그릇에 그것들을 통째로 덜어낸다.
캔사료와 건사료도 조금 넣어 쇼핑백에 담아 문을 열고 나선다.
문 소리를 들은 명태는 지붕에서 담벼락으로 몸을 옮겨 밥을 기다리고 있다.
‘나’임을 확인한 명태는 내 발걸음에 맞춰 늘 밥 먹는 장소로 빠르고도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오늘은 먼저 앞장 서라고 손짓했다.
용케도 알아 듣는다.
밥을 먹는 명태를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한 마디 말이 새어 나온다.
“명태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신통방통하게 밥을 먹다 말고 눈을 맞추며 답례를 해준다.
“캭캭~.”
▲ 마음이 짠해진다. 올 한 해는 배 고프고 추위에 떨고 학대 받는 고양이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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