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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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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3월 13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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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년 동안 성실하게 미대입시를 준비했다. 
예수 각상을 시작으로 아그립파, 줄리앙, 비너스 같은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사람이었던 여러 석고상들을 연필 하나로 그려낸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고개가 자주 시멘트 바닥으로 떨궈졌다.

내 인생의 미완으로 남겨졌던 그림을 숙달시키고자 2013년도 다시 그림을 시작했다. 봉제인형, 피망, 분무기, 컵라면, 꽃…, 석고데생과 달리 컬러가 있고 질감이 있는 수개의 정물을 그릴 때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수업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을 계속 확인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 선생님은 “이젠 그리고 싶은 걸 그려보라”는 미션을 줬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함께 사는 고양이 ‘나미’를 정물로 선택했다.
프린팅한 나미 사진을 스케치북 옆에 두고 그리는데 기분은 어찌나 좋고 시간은 얼마나 빨리가던지…. 눈을 보고 있자면 눈이 예쁘고 입을 보고 있으면 입이 예뼜다. 화가란 직업의 행복을 꼽아본다면 바로 이런 점이지 않을까 짐작도 할 수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마저 상쾌했는데 이런 나를 향해 선생님이 먼저 대화의 운을 뗐다.

“J씨~, 나미 그릴 때 보니까 계속 웃고 있더라구요.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질 않더라고요.”

난 물만난 고기 마냥 선생님과 헤어지는 순간까지 나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고양이 바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날로 난 그날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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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처음 그린 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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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로 그린 나미. 미술학원 선생님의 평가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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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로 그린 나미. 익살스러운 표정을 그리고 싶었다.

 

-J씨의 고양이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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