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유기 동물이 함께하는 공원 속 쉼터 '교토동물애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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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8월 16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45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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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보호센터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도심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 좁고 냄새 나며 어두침침한 우리 안에서 누군가의 반려동물이었을 혹은 길에서 정처 없이 떠돌며 생활했을 고양이와 개들이 슬픈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막한 곳으로 옮겨져 세상과 이별한다.
이것이 흔히 생각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의 이미지이지 않을까. 하지만 일본 교토에는 유기동물보호센터 이미지를 새롭게 바꾼 곳이 있다.
2015년 5월 교토의 가미도바 공원 안에 새로운 개념의 유기동물보호센터 '교토동물애호센터'가 문을 열었다. ‘숲 속에 있는 고양이와 개의 집’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된 교토동물애호센터는 기존에 갖고 있던 유기동물보호센터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약 1만㎡ 공원 안에 위치한 이 센터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유기견, 유기묘 수용시설을 중심으로 야간구급동물진료소와 재해 발생 시 피난 가능한 동물보호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 공원 안에 위치해 자연에 둘러싸인 교토동물애호센터. 사진출처 | 주켄설계 http://www.jyuken-sekkei.co.jp/works/aigo/
▲ 유기견들이 지내는 장소. 어두운 느낌의 우리가 아닌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사진출처 | 주켄설계 http://www.jyuken-sekkei.co.jp/works/aigo/
또한 교토동물애호센터에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안락사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인간과 동물이 공생 가능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내외부의 연계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접근한다. 이곳에 오는 유기견들은 외부 전문가와 직원들이 연계해 만든 훈련을 통해 행동교정을 받고 훈련이 끝나면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센터에서 지낸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있는 유기묘들은 자원봉사자들이나 직원들의 일상적인 돌봄을 받으며 새 가족과 만날 준비를 한다. 이러한 활동 등이 결실을 맺어 실제로 이 센터에서는 전년 대비 고양이 입양수가 2배로 늘어났다.
다른 한편 이곳에서 유기견, 유기묘를 분양 받은 사람들은 반려동물에게 좋은 주인이 되기 위한 강좌, 반려동물 건강강좌, 양치교실 등과 같은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센터의 역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유기견과 유기묘 수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데, 장소의 이점을 살려 공원을 찾는 아이들을 비롯한 어른들에게 직접 동물애호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알리고 곧바로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에 힘쓰고 있다.
사람들이 꺼리는 시설이 사람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과 융합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이 센터는 교토부(부는 한국의 광역행정구역에 해당)와 교토시의 공동협력으로 조성되었고, 행정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유기동물문제해결에 있어 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을 바꿔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발벗고 나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분명 지역 주민의 이해도 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문제를 문제로만 방치하지 않고 행정, 지역주민, 반려동물이 하나의 원을 그리며 공존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간다면 유기동물을 분명 줄어들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결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행정과 주민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cat lab -
참고 사이트 | 주켄설계 http://www.jyuken-sekkei.co.jp/works/aigo/
정보사이트 시라베 http://sirabee.com/2016/02/18/87544/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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