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그렇게 많이 자는 걸까? 고양이 16시간 vs 기린 2시간(2025년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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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6월 08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11,48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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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발행 : 2016
고양이는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6시간 정도 잡니다. 소파나 불꺼진 어둑한 침대처럼 집안에서 가장 쾌적하고 아늑한 곳을 찾아 긴잠을 참 달게도 잘 자는데요. 이러한 고양이의 긴 수면 시간은 육식동물로서의 먹이 특성과 대사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초식동물 수면 시간은 2~3시간, 하루 종일 먹어야 필요 에너지를 채우기 때문이다
동물들에게는 각자 정해진 수면시간이 있습니다. 보통 동물의 수면 시간은 체구, 식성, 대사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초식동물은 수면 시간이 짧고 육식동물은 긴 편입니다. 예컨데, 기린은 하루 약 2~4시간, 소나 말, 코끼리는 약 3시간 정도 잡니다.

초식동물의 먹이는 영양 밀도가 낮고 소화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섬유질 위주라서 하루 종일 먹어야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체구가 큰 초식동물일수록 거대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하므로, 먹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죠.
게다가 사바나나 초원처럼 개방된 환경에 사는 대형 초식동물들은 수면 시간이 길면 포식자에게 노출될 위험도 커집니다. 이에 짧고 얕은 수면을 여러 차례 취하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육식동물 수면 시간은 13~16시간, 단시간에 고단백 식사를 하므로 그만큼 휴식 시간이 길다

반면 육식동물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잠을 잡니다. 사자는 하루 약 13~16시간, 늑대는 약 13시간, 고양이과 동물들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입니다. 육식동물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먹이를 짧은 시간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에너지 보존을 위해 쉬는 데 씁니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방지 위해 생존 활동 외에는 잔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이를 '에너지 보존 전략'으로 설명합니다. 2008년 발표된 연구(Capellini et al., Evolution)에 따르면, 포유류의 수면 시간은 포식 위험도, 대사율, 뇌 크기와 함께 먹이 습득에 필요한 시간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동물들은 '먹이 찾기'와 '포식자 회피'와 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 외의 시간은 수면으로 채워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합니다.

일본 동물행동학 전문가 가토 요시코 씨는 "동물은 해야 할 일이 없으면 잠을 잔다는 생활방식대로 움직이므로 쓸데없는 일에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라며, "하루 중 여가 시간이 그대로 수면으로 이어지는 생활이 조상 대대로 이어져내려오고 있다"라고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코알라, 나무늘보는 육식동물처럼 오래 잔다
그럼에도 육식동물처럼 오래 자는 초식동물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코알라와 나무늘보입니다. 코알라는 하루 평균 18~22시간을 잠으로 보내는데요. 주식인 유칼립투스 잎이 영양가가 낮고 섬유소 함량은 높은 데다 독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해독하고 소화하는 데 많은 대사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나무늘보도 하루 15~20시간을 잠으로 보내는데, 이 역시 잎 중심의 저영양 식단과 극도로 느린 대사율의 결과입니다.
결국, 동물의 수면 패턴은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의 산물이자 생존의 지혜입니다. 긴 잠을 자는 고양이도, 짧은 눈을 붙이는 기린도 모두 자신이 속한 생태적 위치와 에너지 효율성 사이에서 찾아낸 최적의 균형점입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최초 발행 : 2016년 / 최종 업데이트 : 2025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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