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양이가 집사의 슬리퍼를 좋아하는 이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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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년 11월 3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7,44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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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서를 막론하고 고양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의외의 물건이 있으니, 그것은 슬리퍼입니다. 고양이가 슬리퍼에서 자고 놀거나 혹은 슬리퍼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살핍니다.
1. 인간의 발 냄새에 반응 중이다
집사 발 냄새를 맡고선 입을 약간 벌리고 아랫니를 들어낸 채 실눈을 뜨며 멍한 표정을 짓는 고양이 동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한 번쯤 본 적 있을 텐데요.
잘 알려져 있듯이, 고양이의 이 같은 행동을 플레멘(Flehmen) 반응이라고 합니다. 보통 플레멘 반응은 ▲ 다른 고양이의 소변 냄새를 맡을 때 ▲ 페로몬 냄새를 맡았을 때 ▲ 자신의 영역 내 안전을 확인할 때▲ 낯선 냄새를 맡았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인간의 발 냄새는 고양이 페로몬 냄새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집사의 발 냄새가 배인 슬리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페로몬 냄새가 나니 동족의 냄새라 생각하고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집사가 벗어 놓은 신발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2. 동굴 같은 좁은 입구가 맘에 든다
고양이가 좁은 장소를 좋아한다는 사실 또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야생에서 생활하던 시절 고양이는 자신보다 덩치 큰 동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나무의 빈 구멍이나 바위 틈새와 같은 좁은 장소에 들어가 잠을 잤습니다.
이 같은 습성은 반려묘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어 자신의 몸에 꼭 맞은 좁은 장소를 선호하는데요. 슬리퍼의 작고 둥근 입구는 고양이가 호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조건입니다. 더구나 슬리퍼는 대체로 부드러운 원단에 적당한 쿠션감을 갖고 있으므로, 몸집 작은 아깽이라면 집안에서 슬리퍼만큼 잠자기 좋은 장소도 없는 셈이죠.
3. 몸을 기대거나 깔고 앉기에 좋다
한 동안 ‘캣 서클(cat circles)’이 화제를 불러 모은 적 있습니다. 바닥에 마스킹 테이프로 원형을 만들면 신통방통하게도 고양이들은 사뿐사뿐 걸어 들어가 그 안에 다소곳이 앉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따듯함에 대한 본능과 열망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 안에서 몸을 말고 잘 때 몸의 온도가 유지되는데요. 원은 고양이들이 본능적으로 그걸 생각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문, 노트북, 집사 배 등 어떤 것 위에 올라가 앉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즉 따듯함에 대한 열망인데요. 맨바닥에 널브러진 슬리퍼는 고양이에게 그런 것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4. 사냥 놀기 하기에 좋은 구조다
슬리퍼는 또한 앞과 뒤가 뚫린 작은 터널 같은 구조를 띄고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타고난 사냥꾼인 고양이는 사물이 시야에서 사라져도 그것이 계속해서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것을 ‘대상의 영속성’이라고 하는데요.
슬리퍼는 이 능력을 이용해 사냥놀이를 하기 좋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벌판 같은 바닥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슬리퍼를 이용해 노는 것이 사냥놀이에 더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죠. 이런 계기가 슬리퍼를 즐거운 장난감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 조상은 숲에 머물며 단독으로 생활한 까닭에 '매복형' 사냥법을 확립했습니다.
5. 집사 냄새가 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집사 냄새’입니다. 고양이는 외모보다 냄새와 목소리로 집사를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신뢰 관계에 있는 집사의 냄새는 고양이를 안심시키는데요. 이런 집사의 냄새가 배어 있는 슬리퍼가 고양이에게는 편안한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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