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성정체성 혼란 겪을까? 과연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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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년 03월 2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8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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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성의 집사들이 “중성화 수술을 하면 불쌍하다”라며, 고양이가 성 정체성을 잃는 것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합니다. 사실 이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고양이의 본성을 오해한 부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냥과 인간의 성 인식 차이는 다르다
고양이와 인간은 성(性)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인데요.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항상 성을 의식합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1년에 세 번 정도 찾아오는 발정기 동안만 성을 의식합니다.
성을 의식한다는 것도 “난 남성이다”, “난 여성이다”와 같이 인간처럼 성을 인지하는 게 아닙니다. 발정기를 외의 기간에는 성을 거의 인식하지 않고 생활합니다. 발정기 때 보이는 행동 또한 호르몬 변화에 따른 본능적 반응일뿐이죠.
일본의 ‘사람과 동물의 관계학회’ 가토 요시코 이사는 그의 저서 <고양이 탐구생활>을 통해 “고양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지하지 못하므로, 피임 수술이나 거세 수술을 받은 고양이가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경우는 전혀 없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는데요. 교미라든지 임신, 출산에 따른 인과관계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난 더 이상 수컷(혹은 암컷)이 아냐”라는 생각은 안 한다
결국, 고양이는 “나는 수컷(혹은 암컷)으로서 멋져 보여야 해”와 같은 사고방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성화 수술을 받아도 고양이가 “나는 더 이상 수컷(혹은 암컷)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일도 없습니다.
수술 후에는 단지 발정기 외의 평소 상태가 계속될 뿐입니다. 다만, 수술을 하면 교미나 출산과 같은 성과 관련된 행동은 사라지는 건 사실입니다. “수컷으로서의 감정을 잊는다”라는 주장이 완전히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이를 “불쌍하다”라고 여기는 감정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시각에서 비롯된 해석일 뿐입니다. 수술 후 며칠간 혼란이나 불안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수술 자체의 스트레스 때문이지 성정체성의 상실감과는 무관합니다.
자연 그대로가 아닌, 건강하고 안전하게
오히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암컷 고양이는 생식기 관련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수컷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집안 곳곳에 오줌을 뿌리거나, 길고양이라면 영역 다툼으로 인해 상처를 입기 쉽습니다.

이미 야생에서 벗어나 인간과 더불어 사는 고양이에게 중요한 것은,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반려묘로서 또는 도시 생태계 일원으로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고양이의 건강과 행복을 생각한다면, 중성화 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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