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결코 집사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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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년 11월 03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80,2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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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대학
4년 전 도쿄대학에서는 고양이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고양이에게 주인의 목소리와 다른 사람 네 명의 목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에서 고양이는 자신을 부르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처음에는 놀라지만 금세 익숙해져 점점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주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순간 고개를 드는 등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는 고양이가 주인의 목소리를 구별할 줄 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준 것으로, 3년 전 캣랩에서도 <고양이는 주인을 알아볼까>라는 기사를 통해 다루면서 많은 애묘인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이 실험은 현재 함께 생활하는 집사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는데 여기서 만약 주인과 오랫동안 떨어져 산 고양이에게 같은 실험을 한다면 고양이는 과연 주인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일까?
일본의 고양이 사료 업체 칼칸에서는 지난 9월, 우리나라로 치면 노인의 날과 같은 지난 9월 경로의 날을 맞아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동영상 제목은 <KAL KAN VOICE DELIVERY>. 이 동영상에 답이 있었다.
■ KAL KAN VOICE DELIVERY에 담긴 고양이와 할아버지 이야기
올해 10살, 사람 나이로 치면 예순인 고양이 구짱은 2년 전 일본 사이타마현을 떠나 센다이로 오게 되었다. 전 주인인 오노 씨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된 것이다.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구짱은 전 주인인 오노 씨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 올해 10살인 구짱.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오노 씨와 8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한 고양이 구짱은 정들었던 집을 떠나 2년 전부터 센다이에서 생활하고 있다.
△ 고양이 구짱의 전 주인 오노 씨. 2년 전 병원에 입원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고양이 구짱을 센다이에 보내게 되었다. 구짱은 오노 씨와 함께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10살인 고양이 구짱은 이제 사람 나이로 치면 전 주인 오노 씨와 비슷한 나이가 되었다.
고양이는 주인의 목소리를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 그리고 매년 노령묘와 집사의 끈끈한 애정을 소개하는 KAL KAN VOICE DELIVERY의 취지를 들은 오노 씨는 긴 시간 떨어져 있었던 구짱이 과연 자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지 불안해하며 목소리를 녹음한다. 그리고 오노 씨의 목소리는 다른 세 명의 목소리와 함께 센다이에 사는 고양이 구짱에게 배달된다.
△ 고양이 구짱에게 배달된 KAL KAN VOICE DELIVERY. 구짱을 부르는 목소리가 연속해서 흘러나왔지만 바닥에 얼굴을 대고 누운 채 꿈쩍도 하지 않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에 흘러나온 오노 씨의 목소리. 구짱은 바닥에 대고 있던 얼굴을 들어 뒤를 돌아보더니 귀를 쫑긋 세워 스피커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유심히 듣기 시작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구짱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바닥에 얼굴을 댄채 꼼짝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오노 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들어 돌아보며 마치 주인을 찾는 듯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오노 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면서 눈가가 촉촉해진다. 2년이나 떨어져 있었지만 구짱은 오노 씨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실험을 지켜보며 구짱을 그리워하던 오노 씨에게는 한 가지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양이 구짱이 오노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 2년 만에 구짱과 재회한 오노 씨의 얼굴에는 함께 지내지 못한 미안함과 자신을 기억해준 고마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분명 고양이 구짱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 2년 만에 재회한 오노 씨와 구짱.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지만 오노 씨와 구짱이 마음은 언제까지나 함께다.
일본에서는 주인이 불러도 오지 않고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고양이의 정 없는 이런 성격을 두고 '고양이는 3년 은혜를 3일 만에 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런 고양이에게 상처받지 마시길. 고양이는 겉으로는 차갑고 정 없는 듯 보여도 사실은 그 어떤동물보다도 더 주인을 마음에 품고 사는 정이 깊은 동물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자료출처 | kalkan.jp/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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