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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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2월 12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3,22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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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모펠트로 부활절 에그 콘셉트의 캣닢 장난감을 만들었다.
콘셉트는 부활절 에그였다. 양모펠트 특유의 사랑스러움 그리고 점토와 같은 작업성이 부활절 에그를 형상화하는 것에는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았다. 실제로 만들어 보니 예상대로였다. 인테리어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귀엽고 따뜻했는데 연출 컷을 만들기 위해 미니 계란 판에 담아보니 실로 앙증맞았다. 안에는 캣랩의 캣피쉬처럼 캣닢 가루를 팩에 넣어 장난감으로서 완성시켰다. 캣랩을 대표할 또 하나의 고양이 캣닢 장난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첫 제품 테스트는 양모펠트 에그를 디자인한 박동은 디자이너의 남자친구의 반려묘 고양이 메이에게 부탁했다. 얌전한 성격이었던 메이는 얌전하게 에그를 가지고 놀았다. 조짐이 좋았다.
▲ 사랑스럽게 양모펠트 에그를 안고 있는 고양이 메이. 메이는 조심스럽게 잘 가지고 놀았다. 조짐이 좋았다.
마침 캣테이블과 고양이 마블 테이블 제품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대여했던 상황이라 몇 개를 더 만들어 같이 찍기로 했다. 부활절 에그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화분, 쿠션, 책장 같은 곳에 에그를 숨기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촬영 하는 동안 상세 페이지 제품 설명 코너에 “ 부활절 에그처럼 1박2일 정도 집을 비울 경우, 곳곳에 에그를 숨겨두면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이 찾아서 가지고 놀 것”이라는 멘트를 쓸 생각을 하니 괜히 흥분되었다.
▲ 부활절 에그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화분, 쿠션, 책장 같은 곳에 에그를 숨기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촬영이 끝난 뒤, 두 번째 테스트는 캣랩 대표가 반려하는 둘째 고양이 영이에게 요청했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그토록 귀엽고 깜찍한 외모를 자랑했던 에그가 너덜너덜 망신창이가 되기까지 말이다.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영이는 마치 철천지 원수라도 만난 것마냥 눈에 쌍심지를 켜고 앞발로 단단히 양모펠트 에그를 붙잡고선 물어 뜯기 시작했다. 고양이들로부터는 높은 호응은 얻을 수 있지만 집사님들로부터는 외면 받을 것 같았다. 보완이 필요했다.
▲ 영이는 순식간에 예쁜 에그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놨다. 보완이 필요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양모를 물에 적셔 만들었다. 그리고 덜 마른 에그를 영이에게 줬지만 안타깝게도 영이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물기가 캣닢 향이 발산되는 것을 막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린 뒤 다시 코 앞에 갔다 댔지만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 영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양이 너무 예뻐서 다른 쓰임새를 몇 달 고민했다. 그러다 현재 한 개는 모빌로 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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