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외로운 우리에게, 그림 에세이 ‘퇴근 후 고양이랑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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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년 09월 2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5,6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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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갑자기 긴장을 풀게 된다. 그리고 서로 고양이에 대한 일화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 샬롯 그레이-
이것이 냥덕님들에게 진고로호의 그림 에세이 <퇴근 후 고양이랑 한잔>을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다. 자음과모임의 이번 신간 <퇴근 후 고양이랑 한잔>은 정녕 우리들의 이야기다.
작가 진고로호 씨는 새벽 출근에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빈번한 대한민국 대표 30대 직장인.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일이 나로 살아가는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이런 나를 좀 위로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고양이 타령을 했더니 어느 순간 고양이 다섯 마리의 집사가 돼있었다.
작가의 낙은 퇴근 후 맥주 한 잔과 함께 고양이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던 어느 날 장염에 걸려 ‘주관적 진단’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이대로 죽는다면 아쉬운 것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윽고 더 많이 고양이를 사랑하고 더 많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 두 가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일상의 기록을 남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출렁거리는 뱃살은 거추장스럽고,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된 얼굴은 하루가 다르게 처지고 있다.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한숨을 쉬다가 정성스럽게 털을 고르는 호순이를 보면 신기하다. 앞발에 혀로 침을 싹싹 묻혀서 얼굴을 닦는다. 허리를 구부리고 포동포동한 뱃살을 핥는다. 줄무늬 꼬리도 빼놓지 않고 그루밍한다. 다른 고양이들도 모두 이렇게 몸단장을 하지만 호순이는 유독 더 긴 시간 정성스럽게 털을 고른다. - <고양이의 몸단장을 보며> 중에서(100쪽)
“꿈이 있어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다. 마음은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시간을 많이 낼 수가 없다. 예전에는 평일 저녁에도 억지로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밤 열두시에 굳은 물감의 뚜껑을 열다가 손을 베였는데 순간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했다. 너무 힘들고 짜증이 나서 엉엉 울어버렸다. 온종일 일하고 돌아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그림을 그리는데 손까지 베였으니 지금 생각해도 울 만한 일이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지 결심한 적도 있다. 쓸데없는 꿈을 버리기로 말이다. 그랬더니 얼마 가지 않아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다. - <나는 일요화가> 중에서(148쪽) -
<퇴근 후 고양이랑 한잔>은 평범하게 그리고 막연하게 불안함, 열등감, 초조함 속에서 매 순간을 살아내는 저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버티게 하는 보드라운 존재, 고양이들’에 대한 마음을 유려한 에세이와 정감 넘치는 그림으로 완성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시시콜콜한 회사 이야기를 입이 무거운 바텐더처럼 받아주는 고양이들이 있기에 기꺼이 내일의 출근도 감내하는 집사들. 저자 진고로호가 오랜 시간 동안 퇴근 후 시간을 쪼개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출간된 이 책을 펼쳐 든 애묘인들은 친한 친구와의 수다처럼 편안한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지은이 | 진고로호
출간일 | 2017년 9월 22일
쪽수 | 356쪽
가격 | 15,800원
판형 | 무선 148×205mm
분야 | 문학 > 에세이 > 한국에세이
문학 > 에세이 > 그림에세이
만화/라이트노벨 > 드라마
출판사 | 꼼지락
[지은이]
진고로호
어쩌다 보니 고양이 다섯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뾰족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지금보다 천천히 걷고 더 많이 바라보고 더 정성껏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멋있게 사표를 내고 생각한 대로 살고 싶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매번 갈팡질팡하는 중입니다. 출근하기 싫을 때는 고양이 사료와 모래 값을 생각하며 힘을 냅니다. 고양이처럼 언젠가 다가올 느긋하고 보드라운 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그림을 그립니다.
인스타그램 jingoroho
[목차]
프롤로그
한 잔째 오늘의 내가 기특한 날에
위로의 냄새 | 고양이가 있는 풍경 | 한밤의 설거지 | 일단 눕자 | 안방 침공! | 핫피플 되는 방법 |
효심 가득한 고양이 선발전 | 그대, 눈을 떠라 | 도망치지 않을 거야 | 사직서 | 새우와 나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사랑의 춤을 춥시다 | 이렇게 보드라운 죽음이라니 | 이별에는 고양이 |
내가 꿈꾸는 작업실 | 인생에서 소중한 두 가지 | 집에 가고 싶은 날
두 잔째 조금은 알딸딸한 시선으로
느슨한 계절 | 녀석들의 몸단장을 보며 |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 작은 그릇 | 어떤 위로 | 금요일의 각오 |
오줌싸개 고양이 진고 | 고로의 모험심 가득한 나날 | 5천 원짜리 여신 호순이 | 정말로 못생겨서 |
땡땡이 친 날, 떡볶이 집에서 | 나는 일요화가 | 집사의 착각 | 새벽 네시의 세수 | 내 마음의 팔레트 |
돈 버는 괴로움 | 버터프레첼의 날 | 공원에서 만난 고양이
세 잔째 사랑스러운 것들을 생각해본다
끝이 없는 밤 | 고양이신은 반드시 소원을 들어준다 | 진고로호네 네일숍 | 동대문에 살던 고양이, 동동 |
당신은 이제 큰일났다 | 검은색 말고 알록달록하게 | 다시 시작하고 싶다 | 술 취해서 넘어진 거예요? |
봄은 고양이처럼 | 으, 미운 사람 | 고양이 사무실의 월요일 | 초보 채식주의자의 경험 | 출근 대신 방랑으로 |
사실 나는 느린 사람이에요 | 언젠가, 꼭, 이렇게 | 고양이 관찰자의 시선 | 혼자 있는 시간 |
그래도 기댈 수 있는 것은
네 잔째 그래, 이 맛에 살지!
친한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 말 | 사무실에 있는데 비가 내리면 | 새장 안에 살찐 새 한 마리 |
퇴근길의 라일락 꽃향기 | 기적의 고양이, 양양이 | 오늘도 변명하고 아파하고 | 모든 계절의 고양이 |
서로를 끌어안는다 | 같이 산책하고 싶어 | 뾰족한 시간에 찔리지 않기 | 고양이 왕자 |
우리 집 아이돌은 나야 나! | 고소한 발바닥 냄새 | 어떤 명언 | 알레르기를 이기는 사랑 |
정말 고양이 키우고 싶어? | 우리 집 애들이 달라졌어요 | 퇴근 말고 퇴사 | 네가 나의 단짝이라면 | 결혼식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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