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양이 정수기 만든 이 사람, 두잇 김상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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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년 12월 3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88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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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논리며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사다. 그렇게 만든 모든 질문에 대한 논리적 답변이 가능해야하기 때문이다. 단지 보기에 예쁜 것이 아니다. 그런 ‘쓸모’에 관한 두잇(duit)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와디즈펀딩에서 드라이어룸에 이어 워터팟 반응은 어마어마 했다. 어떻게 이렇게 제품을 잘 만드는가
A. 와이프가 메이킷(MAKIT)이라는 반려동물 숍을 운영한다. 그래서 2016년에 케이펫케어를 같이 가게 됐는데 어느 분야보다 고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제품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내 노력을 이런 사람들을 위해 써보고 싶었다.
리서치를 하며 브랜드의 방향성을 고민했다. 근데 이 분야가 주고객이 동물을 사랑하는 여성이라서 감성 마케팅에 치우친 느낌이었다.
나는 실질적인 변화를 원했다. 진짜 쓸모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려동물 제품에서 집중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 고민했고 서로 말을 알아 듣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 사진=와디즈펀딩 홈페이지 화면 캡처.
Q. 전엔 뭘 했기에...
A. IT서비스를 하는 삼성SDS에서 일했다. 여기서 디지털도어락, 월패드와 같은 통신보안기기, 모바일기기, 라우터 등을 개발했다. 그리고 탱그램디자인연구소로 이직해서 진화된 디지털 액자인 스마트플레이트, 앱이 연동되는 줄넘기 스마트로프 같은 걸 만들었다.
Q. 왜 그 좋은 회사를 관두고…
A. 요즘의 IT 제품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가령 스마트폰 사운드 컨트롤만 해도 기기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서 동시에 표시되는 것처럼...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에 영향을 주고 또 반대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형태를 결정하기도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유기성으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제품개발에 대한 갈망이 컸다.
삼성에 다닐 때부터 이런 제품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국의 애플이라 불리는 탱그램디자인연구소에 입사한 것이다.
탱그램에서 앱과 연동되는 제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어떤 제품은 킥스타트에서 굉장한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치만 어플리케이션 제품에 지쳤다고 해야하나…, IoT를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 너무 변수가 많기 때문이었다. 결국 본질적인 심플한 제품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Q. 그래서 ‘기본’에 충실한 정수기였는가
A. 그렇다. 진짜 고양이를 위한 ‘정수기’를 만들고 싶었다. 영어권에서는 물이 펌핑되는 고양이 ‘급수기’를 놓고 ‘정수기’라 말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좋은 고양이 정수기란 말 그대로 물이 항상 깨끗하게 정수 되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음수 환경을 최대치로 조성한 것이었다. 나는 딱 이 두 가지만 생각했다.
△ 사진=두잇 워터팟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Q. 워터팟은 부품만 놓고 봐도 ‘미쳤다’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스펙으로 만들어졌다고 들었다
A. 고양이를 위한 진짜 정수기를 만들다 보니 워터팟에는 기존 제품과 완전히 다른 상상 이상의 부품들이 들어가게 됐다.
펌프만 해도 어항용에 쓰이는 몇 천 원 짜리가 아닌 제대로 된 고성능 펌프를 사용했다. 처음부터 음수용으로 개발된 펌프라 이물질이 낄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그만큼 위생적이고 관리도 쉽다. 기존 펌프처럼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용 미크론(μ) 단위의 필터를 물이 통과할 수 있으려면 이런 성능 좋은 펌프가 들어가야만 했다.
세상에서 진짜 정수가 되는 고양이 정수기를 아직 보지 못했다. 전자제품 전문 디자이너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만들었다.
△ 워터팟에는 어항용에 쓰이는 몇 천 원 짜리가 아닌 제대로 된 고성능 펌프가 사용되었다.
△ 자체 테스트 중인 워터팟.
△ 워터팟 개발과정을 보여주는 테스트 제품들.
△ 폐기처리된 워터팟. 김 대표는 이미 몇 박스 폐기하고 남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Q.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워터팟은 사람용 정수기 방식인 직접여과방식이던데, 고양이에게 필요한 성분까지 다 걸러지는 건 아닌가
A. 워터팟은 염소, 클로로포름, 중금속처럼 유해한 성분들만 걸러낸다. 동물실험에서 염소는 적혈구나 갑상선 기능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클로로포름은 살충제를 만들 때 사용된다.
Q. 제품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A. 사실 수의학이라는 게 굉장히 포괄적이고 범위도 넓다. 증명된 몇 가지 데이터라든지 사람용을 대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취하는 방식이 그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이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정수기가 필요한 이유, 정수되지 않은 수돗물이 반려동물에게 주는 문제점, 소재에 대한 안전성 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들은 모두 수의사님이나 정수기 개발업체와 꼴라보했다.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제품이라는 방향성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Q. 와디즈 펀딩 신화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1위 업체로서 어려움도 많을 것 같은데 집사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A. 와디즈펀딩 댓글, 고양이 카페 글들을 보며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펀딩해 주셨고 응원의 글들이 많아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급수기와 비교하는 분들이 계셔 속 상한 것도 사실이다.
급수기와 정수기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그건 마치 자전거와 자동차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정수기라면 깨끗한 물이 나와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음을 걸 기억해주시길 부탁한다.
Q. 끝으로 앞으로 몰트를 어떤 회사로 이끌어가고 싶나
A. 의식주에 기반한 실제적인 가치를 갖는 반려동물 제품을 만들어갈 것이다. 본질적인 제품이라는 신념에서 물성적인 것이든 소프트웨어 분야든 자유롭게 사용할 것이다.
포지셔닝적으로는 반려가정에서 실제적인 그 무엇이 필요할 때 처음 떠오르는 회사이길 바란다. 반려동물 계의 하이퀄리티 전자제품 브랜드, 믿고 쓰는 두잇.
△ 두잇 김상혁 대표.
글 | 캣랩 장영남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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