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리? 가정분양? 놉!! 100% 윤리적인 묘연 알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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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년 10월 3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4,65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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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반려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강아지 공장을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펫샵에 진열된 귀여운 강아지들이 ‘상품’으로 취급되며 비윤리적인 강아지 공장과 경매장을 통해 공급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쇼윈도에서 팔리지 못한 강아지가 성체가 되면 경매장을 통해 수컷은 도살장, 암컷은 공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반려인들에게 알려진 바다.
고양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 5월에도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서 경남에 위치한 고양이 공장을 김해시청과 함께 단속한 사례가 있고, 그전부터 꾸준히 동물보호단체에서 고양이 공장을 지적하며 구조를 해왔다. 독립적인 성격이 강해 집단사육이 어려운 고양이의 특성상 공장 안에 있는 고양이들의 상태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굉장히 좋지 않았다.
△ 학대로 격리된 고양이. 사진=동물보호단체 라이프
공장 아닌 캐터리라면 윤리적인 묘연을 만날 수 있을까?
이에 많은 사람들이 귀엽고 어리되 공장이 아닌 윤리적인 교배를 통한 고양이를 원했고, 이런 예비 집사들의 기대에 부흥하듯 ‘캐터리’라 불리는 생소한 고양이 분양업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게 되었다.
캐터리(Cattery)란 영미권에서 발달한 개념으로, 번식과 분양을 위한 브리딩 캐터리(Breeding cattery)와 호텔인 보딩 캐터리(Boarding cattery) 두 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캐터리라 하면 대부분 브리딩 캐터리를 뜻한다. 그렇다면 페샵과 가정 분양이 아닌 캐터리에서는 윤리적인 묘연을 만날 수 있을까?
국제 캐터리 규정 1, 고양이친화적인 환경
협회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 고양이애호가협회(Cat Fanciers' Association)의 캐터리 권장 규격을 살펴보면 갖춰야 할 시설로서 격리공간이 충족되어야 하고, 모든 공간은 환기가 되어야 하고, 햇빛이 드는 공간(야외 혹은 조명)이 있어야 한다.
△ 국제 고양이애호가협회(Cat Fanciers' Association)의 캐터리 구성안. 캐터리 권장 규격을 살펴보면 격리공간이 충족되어야 하고, 모든 공간은 환기가 되어야 하고, 햇빛이 드는 공간(야외 혹은 조명)이 있어야 한다.
격리공간은 암컷과 수컷이 다르게 필요한데, 암컷에게는 각각 임신 전, 임신 중, 출산, 수유기에 지낼 공간과 4개월 이하의 고양이를 보육할 수 있는 사육실이 필요하다. 수컷에게는 생활관과 번식관이 필요하며 병이 있어 특별한 케어가 필요한 환묘 격리장도 별도로 있어야 한다. 또한 마리당 적어도 0.85m3 이상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케이지와 은신처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국제 캐터리 규정 2, 평생 4회 출산으로 제한
△ 고양이는 1년에 2번의 출산이 가능하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에게도 출산은 몸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1~8살 사이에 4회 출산으로 제한된다.
시설뿐만 아니라 교배와 분양에도 원칙이 있다. 고양이는 1년에 2번의 출산이 가능하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에게도 출산은 몸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1~8살 사이에 4회 출산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캐터리 내에 언제나 어린 고양이가 있을 수 없으므로 예비 집사들은 캐터리에 방문해서 원하는 고양이를 상담한 후 교배계획이 있는 고양이에게 예약을 잡아야 한다. 고양이의 평균 산자 수에 맞는 예약이 들어오면 교배가 이루어지고, 태어난 아기 고양이는 미리 주인이 있는 상태에서 4개월 이상 캐터리 안에서 엄마 고양이와 형제들과 지내며 예방접종을 마친다.
국제 캐터리 규정 3, 까다로운 종묘 등록
이렇게 주인에게 갈 모든 준비를 마친 고양이들은 예약했던 예비 집사들과 매칭이 되고, 중성화 수술 여부를 정한다.
집사가 종묘로서 교배를 원한다면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분양되며, 일반 가정집에서 반려묘로 지낼 것이라면 중성화 수술을 권장한다. 브리더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중성화수술을 마친 다음 보내기도 하고, 집사가 중성화수술을 하고 나서 브리더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이 모든 절차가 끝나야 비로소 예비 집사는 정식 집사가 될 수 있다.
△ 집사가 중성화를 원하지 않지만 교배할 예정이 없는 일반 가정집에서 지낼 고양이의 경우엔 브리더가 협회에 NFB(Not For Breed)로 등록해 이후 해당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은 협회에 등록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집사가 중성화를 원하지 않지만 교배할 예정이 없는 일반 가정집에서 지낼 고양이의 경우엔 브리더가 협회에 NFB(Not For Breed)로 등록해 이후 해당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은 협회에 등록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원칙 지키는 국내 캐터리는 극소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캐터리들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윤리적 소신을 갖고 위 기준을 지키는 캐터리를 굉장히 적다. 무엇보다 소규모 동물생산업에 해당되는 캐터리 운영은 방음처리가 된 단독주택에서만 가능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윤리적인 캐터리는 부업으로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국토가 작아 땅값이 비싼 우리나라에서 위 조건들을 충족시키며 윤리적으로 운영하기에는 고양이의 시장 ‘몸 값’이 고양이 공장 때문에 너무 많이 낮아진 상태이다. 예비 집사들이 3~40만 원 대 하는 쇼윈도 안 고양이가 고양이 공장에서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캐터리로 눈 돌린다 해도 3~400만 원 정도 하는 고양이들을 보며 딜레마에 빠지는 이유다.
가정 분양은 가정형 공장의 다른 이름
결국 그 타협점으로 들어선 것은 가정형 공장이다. 단독주택에 출산방과 생활방만 둔 채 가능한 많은 고양이들을 사육하며 항시 어린 고양이가 있도록 가능한 많은 교배와 출산을 유도하는 가정형 공장. 이렇게 태어난 고양이들은 가정 분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100~150만 원 정도에 분양된다.
△ 단독주택에 출산방과 생활방만 둔 채 가능한 많은 교배와 출산을 유도하는 가정형 공장. 이렇게 태어난 고양이들은 가정 분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100~150만 원 정도에 분양된다.
새 식구에게 비윤리적인 일을 거치게 하고 싶은 집사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아예 개인 가정 분양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그 또한 유기동물을 늘리는 1순위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 이전 기사 참조 | "펫샵이 문제가 아닐 수 있어", 유기묘가 생기는 '진짜' 이유
사지 말고 입양하자, 도움 필요한 고양이는 ‘천지 빼까리’
확실하게 큰돈 들이지 않고 100% 윤리적으로 묘연을 가지는 방법은 두 가지나 있다. 바로 길고양이에게 간택을 받거나 임시보호 중인 고양이의 집사가 되는 것이다. 밖에서 밥을 챙겨주던 고양이와 친해져 결국 모시게 된다거나, 처음 보는 고양이가 키워 달라며 따라왔다는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간택’이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니 말이다.
△ 미미와 히끄로 불리는 길고양이들. 이들도 귀여운 아깽이 시절에는 사랑 받는 누군가의 고양이였을 것. 사진 제공=김하나.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고양이는 사람의 보호 없이도 도심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인정받아 법적으로 유기동물에서 제외(어린 고양이, 다친 고양이는 보호소 보호대상이다)되었다. 때문에 집사의 손길이 필요한 고양이들은 보호소 외에도 개인의 임시보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 어미 고양이가 사고를 당해 다급히 아깽이를 구조하고 있는 양평의 어느 캣대디. 사진=김경옥.
특히나 어미 고양이가 사냥 나간 사이에 남겨진 새끼 고양이들을 보다 못해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사람 냄새가 베어 진짜로 어미로부터 버려지거나, 실제로 어미 고양이가 봉변을 당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고양이들도 많다. 마음씨 좋은 누군가가 좋은 주인을 만날 때까지 잠시 돌봐주는 임시보호는 언제나 집사를 모집하고 있다.
글 | 라이펙트센터 신지연 대표 lifectcenter@naver.com
참조 | Cat Fanciers' Association : Building A Cattery . Lou Kritz. Originally published in the CFA Yearbook 1999
부산 수영구의 한 주택가에 위치한 불법 고양이 공장 적발! 그러나...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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