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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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년 08월 29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84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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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영국의 한 지하철역이 고양이 포스터로 도배가 되었다는 기사를 캣랩 홈페이지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소비를 강요하는 광고에서 벗어나 고양이를 보며 편안하게 지하철을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기억한다.
고양이 사진이 들어 있거나 고양이 모티브 일러스트가 들어간 포스터는 보기만 해도 미소 짓게 하고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만든 공익 포스터라면 귀여운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포스터라 할지라도 분명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고양이 모티브의 한 포스터가 주목을 받았다. 포스터 제목은 ‘길고양이 크레인(野良猫クレーン)’.
이 포스터는 ‘제13회 AC재팬 광고학생상 신문광고 부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포스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 '제13회 AC재팬 광고학생상’에서 신문광고 부분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포스터. 생명을 품에 안는다는 각오가 필요한 반려동물 입양과 안락사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인형뽑기기계로 표현했다. 사진=AC재팬 사이트
무수히 많은 동물이 산처럼 쌓여 있고 인형뽑기 기계가 연상되는 크레인에 까만 고양이가 매달려 있다. 그리고 포스터 한쪽에는 ‘필요 없어지면 휙(いらなくなったらポイッ).’ ‘기르기 전에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보세요.’라는 가슴을 울리는 문구가 박혀 있다.
고양이를 인형뽑기 기계의 인형으로 빗댄 이 작품은 ‘소중한 생명을 가족으로 들이는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강조하고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그 점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볍게 표현된 일러스트가 무채색의 포스터와 어우러져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한다.
이 포스터를 디자인한 대학생 사에구사 미즈키 씨는 반려인의 사정으로 많은 동물이 버려지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자신도 동물을 좋아해 고슴도치를 기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을 터이다. 그러던 중 AC광고상에 응모했고 광고를 본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책임감’대해 다시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단지 귀엽다거나 외롭다며 쉽게 데려와 기르다가 또 저마다의 사정으로 쉽게 버려져 결국은 안락사까지 당하는 반려동물들.
어쩌면 ‘고작 한 장의 포스터로 뭘 얼마나 바꿀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반려동물을 쉽게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을 순식간에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가벼운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길러보려던 사람이 이 포스터를 우연히 보고 ‘생명을 품는다’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면 그것만큼 큰 효과가 또 있을까.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변화만이 동물학대와 반려동물 유기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다.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참고 사이트>
AC재팬 https://www.ad-c.or.jp/campaign/cm/np_01.html
싯포라이프 https://sippolif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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