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작가 인터뷰 ② – 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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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3월 28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12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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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묵, “자연은 ‘사람의 생명이 크고 소중하다’든지, ‘고양이의 삶은 작고 가치없다’고 구분짓지 않습니다.”
Q1. 해당 사진(고양이는 고양이다#480, #603)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1. 길고양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매 순간 생존을 위협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굶주림과 목마름, 학대 등에 늘 노출되어 있지요. 그런데 끊임 없이 긴장하고 경계해야 하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간혹 자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평온하고 느긋한 고양이 특유의 게으름이 피어나는 순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림의 주제로 쓴 김하연 작가님의 사진들은 모두 그러한 순간들이 엿보인 사진들이었습니다.
Q2. 재해석의 관점을 들려주세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나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2. 작품을 통해 그 순간을 부각시켜주고 싶었습니다. 평소 마음 속에서 꿈꾸던 이상적인 고양이의 시간들을 염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요>의 경우, 바다가 보이진 않지만 사구에 앉아서 햇빛을 받으며 파도소리와 살랑이는 미풍을 가만히 느끼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또 다른 작품인 <봄볕>은 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안전한 담안에서 봄의 햇볕을 평화롭게 만끽하는 모습입니다.
<삶의 계단>은 평등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표면적으로 사람의 계단을 오르는 엄마와 아기고양이의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그 계단은 그들도 똑같이 사람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결국 ‘계단의 모습’입니다. 고양이와 사람을 나누고 구분짓는 것은 사람들의 이분법일뿐…, 자연은 ‘사람의 생명이 크고 소중하다’든지, ‘고양이의 삶은 작고 가치없다’고 구분짓지 않습니다. 계단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계단입니다. 삶이라는 것 또한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그래서 <삶의 계단>이라고 제목을 정하고 김하연 작가님의 아름다운 사진장면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이와 함께 계단 위에 화분을 두어 강자인 사람에게 화분처럼 어떤 식으로든 돌봄을 받아야 하는 작고 약한 생명체인 고양이들의 처지를 표현했습니다.
Q3. 전시 참여 소감 부탁드립니다.
A3. 많은 의미와 보람을 느낀 작업이었습니다. 길고양이에 관한 문화행사들이 많아져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열악한 삶을 알게 되고 또 근거 없는 편견이나 오해 등이 해소되어 도시건 시골이건 길고양이가 함께 있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런 날이 어서 빨리 찾아오길 희망합니다.
봄볕_ⓒ 완묵
고요_ⓒ 완묵
고양이는 고양이다_ⓒ 김하연
삶의 계단_ⓒ 완묵
완묵_어린이 만화책을 출간하던 중 스스로 만화작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출판미술을 시작으로 표지작업, 삽화 또는 초상화 작업 등을 하고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소재는 고양이와 꽃을 그리는 회화작업이다. 고양이와 꽃은 작가 내면이 추구하는 니르바나(열반) 같은 완전한 상태의 상징이다. http://yeonmun33.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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