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씨, 고양이의 개성을 인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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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년 11월 18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7,19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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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아니던가.
세계 문학계의 거장 답게 섬세한 감수성으로 삶을 통찰하는 문필가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그가 낚시와 사냥을 즐기는 마초남이기도 했다니.
Q. 고양이에게 술을 준 적도 었었다고 들었다. A. ‘외톨이’라고 이름 붙여준 고양이를 말하는 건가.
▲ Author Ernest Hemingway sitting at table w. cat atop table washing itself, at home. Photo by Tore Johnson/Pix Inc./Time Life Pictures/Getty Images.
Q. 그렇다. 애묘인으로서 좀 놀랐는데 어떤 생각에서였는가. A. 고양이에게 아무거나 주는 불량한 사람이라고 나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유에 위스키를 약간 넣어주는 정도였다. 외톨이도 그걸 아주 맛있게 먹었다. 체식하는 육식동물이라든지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서 잘 사는 열대지방의 식물을 본 적 있는가. 술도 음식의 일종이다. 조금이라도 마시면 죽는 독약이 아니란 말이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에 대해 얼마나 확신하는가. 우주의 질서…, 진리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고 간단치가 않다.
Q. 당신보다 앞서 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월든>을 통해 비슷한 말을 한 적 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당신 꽤 마초남이던데…, 소몰이며 복싱은 그렇다 쳐도 사냥이나 낚시를 즐겼던 걸로 안다. A.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은 모양인데 내 생각이 맞는가. 표정을 보아 하니 그런 것 같군…. 당신 또한 개나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하면서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중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를 통해 그 모순된 행동의 당위성이라고 듣고 싶었던 건가. 만약 그런 의도로 질문했다면 당신은 그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난 동물보호운동가가 아니다. 나의 고양이 사랑에 대해 말해 본다면, 먹는 것에 특별한 흥미가 없지만 특정 음식에 대해선 미식가의 기분을 느끼는 사람 정도로 빗대 말할 수 있겠다. 내가 진심으로 고양이를 사랑한 건 맞으나 내 인생에 있어서의 이슈를 고양이 사랑에서만 찾고자 했다면 좀 곤란하다.
Q. 하긴, 당신이 살다간 20세기는 전쟁으로 얼룩진 시대였으니까…. 수많은 소설을 집필하면서 당신 스스로에게 던진 인생의 화두는 무엇이었는가. A. 세계 제1차대전을 겪은 우리를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나 또한 전쟁으로 삶의 방향성을 잃은 사람 중 한명이었다. 역사와 철학, 윤리와 종교 에서 내세우는 위대한 사상들이 전쟁 앞에선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허무주의에 빠졌다. 그렇지만 나는 부조리한 세상에서의 삶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클리엔쓰 브룩스와 로버트 펜 와렌가 말한 “밑지지 않는 패배”라든지, <노인과 바다> 산티아고 노인이 독백한 “망가지기는 해도 패배하지 않는다”와 같은 문구를 통해 비록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 의미 있는 삶을 창조하려는 인간의 ‘용기’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인간은 신이 처놓은 덫을 피해할 수 없지만 이 안에서 의미 있는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Literature Personalities, pic: circa 1940’s, Author Ernest Hemingway pictured at breakfast with a group of cats feeding at his feet, Ernest Hemingway, (1899-1961) US writer of novels and short stories and Nobel Prize winner, was also a keen sportsman, He was prone to a melancholic, self destructive personality. Photo by Popperfoto/Getty Images.
Q. 인류 역사를 통틀어 모두가 좋은 완전한 사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함에도 인간은 언제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나 또한 어쩐지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았던 산티아고 노인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 A. 소설가로서 내가 할 일은 단 한 줄이라도 진실한 문장을 쓰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 내가 알고 있거나 혹은 어디선가 읽었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는 몇몇 진실한 문장이 있기 마련이었으니까. 만약 미사여구를 쓰거나 뭔가를 알리고 누군가를 소개하려는 것처럼 글이 써졌다면 다 지워버리고 간결하고 진솔하며 사실에 바탕을 둔 처음의 문장을 출발점 삼아 다시 썼다.
Q. 진실된 문장이었기에 울림이 큰 다수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쯤해서 주제를 다시 고양이 쪽으로 바꿔보겠다. 고양이가 끌렸던 이유를 듣고 싶다. A. 사람은 어떤 이유로든 자기 감정을 숨기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사람과 달리 자기 감정에 굉장히 솔직하다. 나는 고양이들의 영혼과 온화함, 독립심 그리고 개성을 인정한다.
Q. 꽤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이 좀 의외긴 했다. 끝으로 한국의 애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A. 당신은 산티아고 노인으로부터 위로 받았다고 했는가. 내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운명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삶이었으면 한다. 삶은 원래 그러하다. 그렇기에 의미 있고 그렇기에 가치 있는 것이다. – cat lab –
참고자료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저자 강순전 외. <파리는 날마다 축제>, 저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 주순애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는
1899 7월 21일 시카고에서 출생.
1917 고등학교 졸업 후 미 육군 입대 지원하였으나 시력 때문에 거부됨. 캔자스시 신문 <스타 Star> 지의 수습기자로 근무.
1918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두 다리에 중상을 입음.
1920 <토론토 스타 Toronto Star> 등에서 종전 후 기자 겸 해외 특파원으로 일함.
1921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연상의 해들리와 결혼.
1923 <3편의 단편과 10편의 시 three stories and ten poems>를 출판.
1926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 발표.
1929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 완성.
1940 스페인 내란 때 특파원으로 참전.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을 발표.
1952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발표.
1953 퓰리처상 수상.
1954 노벨 문학상 수상.
1961 7월 2일 아이다호 주에서 엽총으로 자살.
출처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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