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놀이를 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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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년 06월 15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3,76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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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에 이어, 추억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고양이와 해본 적 있으신가요. 영상 속 고양이 잔토는 평생 술래가 될 일은 없어보입니다. 고양이와 이 놀이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일본의 잔토라는 동영상 속 고양이는 집사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합니다. 술래가 벽을 보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다 구호가 끝남과 동시에 뒤를 돌아봐서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잡아내는 이 게임.
잔토는 딱 9번 만에 매우 성공적으로 집사에게 다가가 집사를 다시 술래로 만듭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 9번 동안 잔토는 마치 스틸 컷 한장 한장을 이어붙인 것처럼, 그러니까 영화 <링>에서 우물에서 나온 사다코가 다가오는 것처럼, 집사가 잔토를 볼 땐 ‘완전히 정지된 상태’입니다. 위치와 자세만 바뀌었을 뿐이죠.
화제의 이 동영상이 업로드된 시점은 2008년인데요. 11년 동안 누적 조회 수는 무려 5,400만 회 이상(2021년 6월 15일 기준)에 이릅니다.
△ 동영상 필히 확인!
그런데, 어떻게 고양이는 인간 집사와 기가 막히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할 수 있는 걸까요.
“사실 잘 안 보여서 그래”
비밀은 고양이 눈 구조에 있답니다. 고양이는 터피텀이라는 반사판과 큰 동공 덕에 광량이 적어도 사물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쥐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는 동체 시력은 인간의 4배로 매우 뛰어나죠.
그렇지만 시력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고양이 안구는 몸에 비해 매우 커서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도 그만큼 큽니다. 그런데 그 크기에 비해 수정체를 움직이는 근육은 약해 가까이 있는 것은 인간만큼 잘 보지 못합니다.
따라서 움직이던 사냥감이 갑자기 멈춰서면 고양이는 순간 사냥감을 눈에서 놓칩니다. 움직이지 않는 사냥감이 수정체에 다시 잡히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것이 이 게임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단 앞에 뭔가가 있지만, 그것이 잘 보이지 않은 고양이는 “뭐야?”, “누구야?”라고 생각하며 일단 멈춥니다. 멈춰야만 그나마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더라도, 집사가 갑자기 얼굴을 내밀면 그 순간 자세히 보기 위해 멈춰 서고 이를 반복하다 보면 이 놀이가 가능해지는 거죠.
오늘은 퇴근 후 잔토와 그의 집사처럼 반려묘와 추억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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