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단골 - 야옹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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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년 07월 10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08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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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에 간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안쪽으로 식당이 있는 것 같았다.
참 애매한 곳에 식당이 있구나 생각만 하고 지나쳤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그 간판은 그곳에 있었고 가끔 메뉴가 뭐가 있나
한두번 곁눈질로 본 정도였고 어느새 간판조차 보지 않고 지나쳐가는 곳이 됐다.
그러던 어느날 그 식당에 들어 갔다.
고양이 때문이다.
익숙하게 그길을 걷다가 멈춰 섰다.
고양이다.
건물 사이에 간판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던 곳에 고양이가 있었다.
중년의 남자가 고양이와 함께 있었다.
고양이는 남자 다리에 얼굴을 부비다가 근처에서 놀다가 쉬다가
남자가 움직이면 따라 움직이며 얼굴을 부볐다.반가운 마음에 몇발 움직이자 고양이는 경계를 했다.
남자는 식당 주인이었고 고양이는 식당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1년전 식당으로 밥먹으로 오던 어미가 죽고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혼자 남았는데
새끼 고양이가 안 된 마음에 같이 살기로 했다고 한다.
건물 사이의 고양이는 남자 다리를 부비고 있었다.
고양이의 표정 몸짓에서 같이 있는 남자의 마음이 보였다.
다음에 밥 먹으러 올게요란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밥 먹으러 갔다.
첫날 국수를 먹었고, 다른날 육계장을 먹었고,
다른 날 해물 볶음밥을 먹었다.맛있고 깔끔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맛 집을 알게 된 기분이다.
고양이 덕분이다.
고양이는 식당 마당 정자에서 느긋하게 누워 있었다.
고양이의 이름은 ‘뜨랑이’ 다.
사진 · 글 | 칠렐레 · 달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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