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온천 ⅹ 동네 고양이 보호 =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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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6월 27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58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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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건강 테마로 온천을 운영해 온 50년 전통의 일본 온천숙박시설업체 '데시마 료칸'. 온천은 요즘 전세계적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장소로 애용되는 추세입니다. 료칸의 네코니와(고양이 정원) 프로젝트는 정원에 동네 길고양이 보호소를 마련함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 훈훈한 얘기 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50년 전통의 온천숙박시설 ‘데시마 료칸’에는 구로라는 이름의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있었다. 구로는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고양이였지만 불행히도 료칸 앞 도로를 지나던 차에 치여 목숨을 잃게 된다. 구로와의 안타까운 이별을 겪은 료칸 주인 데시마 히데키는 이후에도 료칸 앞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는 길고양이를 목격하면서 고양이들을 위한 ‘네코니와(猫庭, 고양이 정원)’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2014년 일본에서 고양이 살처분 3위라는 불명예를 얻은 야마구치 현. 야마구치 현에는 살처분으로 목숨을 잃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는 고양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던 료칸 주인 데시마는 고양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고 지낼 수 있는 ‘네코니와’ 프로젝트를 올해 초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작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료칸 정원 일부를 고양이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해 길고양이들이 지낼 수 있는 곳을 만든다는 프로젝트였다. 목표 금액은 400만 엔. 목표금액은 일본 각지에서 응원을 보내온 사람들 덕분에 종료일이 되기 전에 달성되었다.
▲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달성.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까지 전국에서 343명이 참여했다.
▲ 구로의 사고를 계기로 집에서 보호하게 된 길고양이들. 데지마는 이미 네 마리의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고 더 많은 고양이를 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설계는 실제로도 아홉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며, 고양이 가구로 굳디자인 상을 받은 이소베 쓰카사 디자인 사무소에서 맡았다. 철도 전철 회사 JR에서 사용하던 3m 짜리 화물 컨테이너 두 대를 연결해 약 20마리의 고양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으로, 고양이가 늘어나면 컨테이너의 이점을 살려 그 위에 다른 컨테이너를 쌓아 더 많은 고양이를 보호할 수 있다. 4월 말부터 들어간 공사는 약 한 달 반 정도의 공사 기간을 거쳐 6월 초 ‘네코니와’가 완성되었다.
사실 데시마 료칸에서는 2015년부터 건강을 콘셉트로 의료를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던 중 료칸 손님이나 낮시간에 료칸에서 실시하던 데이 서비스*에 온 노인들이 정원에 들어온 길고양이들을 통해 위로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네코니와>가 실현이 된다면 고양이와 사람이 서로의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살처분 제로라는 목표와 사고를 당하는 고양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고양이들을 통해 사람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으로 진행한 <네코니와>에는 벌써 열 마리의 고양이가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길고양이들이 네코니와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보장받고 데시마 료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 고양이들을 통해 마음의 빈 곳을 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cat lab -
일본에서는 최근 ‘지역 고양이(地域猫) 보호 활동’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지역 고양이 보호 활동’은 길고양이가 지내는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나 주민들이 함께 협력해서 그 지역의 고양이를 관리하는 활동을 말한다. 우리 지역의 고양이는 우리가 돌본다는 개념으로 고양이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활동을 조금씩 펼쳐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데시마 온천의 <네코니와>도 지역 고양이를 구하겠다는 하나의 활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는 공간인 온천 료칸. 그곳의 일부를 지역의 길고양이에게 제공하고 고양이를 통해 위안을 얻으며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만든다는, 사람의 공간과 고양이의 공간이 함께 공존한다는 계획은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제안이 될 것이다. - cat lab -
*데이 서비스: 노인들이 낮에 노인 복지 시설에 모여 식사와 목욕, 레크리에이션을 제공받는 노인 복지 서비스
참고사이트
네코니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https://readyfor.jp/projects/nekoyado
데시마 료칸 http://teshimaryokan.com/
데시마 료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eshimaryokan/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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