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양이 지식인일까? ‘제1회 고양이 검정시험’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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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11월 16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26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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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학수학능력시험날. 단 하루의 시험이 미래를 결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해서인지, 이날만 되면 경찰차가 출동하고 일부에서는 출근시간이 늦춰지는 등 한국만의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고양이 세상에 살고 있고 애묘인으로서 지금까지 쌓아온 고양이 지식을 평가 받으며 등급이 매겨져 미래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어떨까? 어쩌면 고양이 수학능력시험날에 경찰차가 출동하는 대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순간이동 폭신폭신 고양이 버스가 시험장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지도 모르겠다.
참 유쾌한 상상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고양이 시험’만큼은 실제로 일본 열도 내에서 치뤄질 예정이라 주목 받고 있다. 애묘인이라면 꼭 1등급을 받아 ‘나야말로 고양이 전문가’라고 공식적으로 인정 받고 싶어지는 ‘고양이 검정 시험(ねこ検定)’이 내년 3월에 일본에서 실시된다.
△ ‘고양이 검정 시험’ 공식 사이트. 연필은 든 고양이는 물론 사이트 곳곳에 보이는 고양이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출처 |고양이 검정 시험 사이트 네코켄 http://www.kentei-uketsuke.com/neko/
● 고양이 지식인으로서 인정 받게 돼
‘제1회 고양이 검정시험’은 일본 센다이,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5개 주요 도시에서 2017년 3월 26일에 열린다. 시험은 국가인증도 아니고 수능처럼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성격도 아니다. 그렇지만 초급, 중급 각각 객관식 총 100문제가 출제되고 70% 이상 정답을 맞추면 추후 합격 인증서가 발급되어 고양이 지식인으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시험문제로는 어떤 문제가 등장할까. 애묘인이라면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고양이의 역사와 생태, 문화에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등장하는 문학이나 영화작품 등 애묘인이 아니어도 관심을 가질 만한 폭넓은 분야에서 출제된다.
문제출제는 총 400종류의 2000권 이상의 고양이 서적을 갖춰 애묘인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도쿄 진보초의 고양이 전문서점 ‘진보초 냥코토(神保町にゃんこ堂)’에서 맡고, 감수는 일급건축사이자 애완동물사육관리사인 시미즈 미쓰루가 진행한다.
△ ‘고양이 검정 시험’ 공식 문제집. 12월 5일 발매 예정으로 표지 디자인은 아직 미정이다. 이 책 한 권으로 고양이에 대해서 모두 알 수 있다고 하니 어떤 내용의 문제들이 실릴지 궁금해진다. 출처 | 고양이 검정 시험 사이트 네코켄 http://www.kentei-uketsuke.com/neko/
● 수험료의 일부는 길고양이 보호에 사용
시험 당일에는 고양이검정시험 사이트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만화가 구마쿠라 다마미의 일러스트 제품을 비롯해 고양이 관련 제품도 판매한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고양이 시험을 핑계로 한 ‘고양이 축제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수험료는 초급이 4,600엔(약 50,000원), 중급이 5,600엔(약 60,000원).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수익금의 일부는 주인이 없는 고양이를 위해 활동하는 자원봉사그룹에 기부되어 길고양이 보호활동과 의료비에 사용된다.
△ 일본 애묘인들의 성지 고양이 전문 서점 ‘진보초 냔코토’ 사이트. ‘고양이 검정 시험’ 사이트에 삽입된 일러스트를 그린 만화가 구마쿠라 다마미의 일러스트와 함께 관련 제품도 볼 수 있다. 또한 냔코토에서 고양이 서적을 구입하면 구마쿠라 다다미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북커버로 책을 싸준다. http://nyankodo.jp/
그럼 도대체 고양이 검정 시험에는 어떤 문제가 나올까. 다음은 공식 사이트에 공개된 연습문제이다.
<초급>
1. 만화 ‘오늘의 네코무라 씨’의 주인공 ‘네코무라’의 직업은?
①가정부 ②요리사 ③선생님 ④캣시터
2. 좌우 눈 색깔이 다른 고양이를 뭐라고 부르는가?
①도트아이 ②오드아이 ③더블아이 ④마블아이
3. 어른 고양이의 평균체온은?
①32.7도~35.2도 ②35.7도~37.2도 ③37.7도~39.2도 ④39.7도~42.2도
4. 고양이가 만지면 싫어하는 곳은?
①턱 밑 ②목 뒤 ③허리 ④배
5. 고양이가 꼬리를 똑바로 세우고 가까이 다가올 때 고양이의 기분은?
①우호의 인사 ②화를 냄 ③공격 ④경계
<중급>
1. 사진집 ‘사랑하는 치로’의 사진작가는 누구?
①아라키 노부요시 ②다쓰키 요시히로 ③아사이 신페 ④아키야마 쇼타로
2. 고양이 혀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단맛을 느낄 수 없다. ②작은 돌기가 많아 거칠다.
③혀 가운데에서는 맛을 거의 느낄 수 없다. ④신맛을 느낄 수 없다.
3. 고양이의 나이 10살을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면?
①46세 ②52세 ③56세 ④62세
4. 고양이가 일광욕을 즐기는 이유로 틀린 것은?
①체온조절을 위해 ②비타민 합성을 위해
③외부기생충을 줄이기 위해 ④피부와 털을 건조시켜 살균하기 위해
5. 고양이가 화장실 이외의 장소에 배설하는 이유로 틀린 것은?
①화장실 모래가 마음에 안 들어서 ②화장실 장소가 마음에 안 들어서
③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아서 ④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서
초급과 중급, 1번 문제는 일본 만화와 사진집에 대한 질문이므로 풀 수 없었다 하더라도 나머지는 고양이의 생태에 대한 문제이므로, 국적에 관계 없이 애묘인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다. 정답은 이 글의 마지막에 공개!
● 고양이도 행복한 세상 만들기가 취지
‘고양이 검정시험’등장을 두고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에서 불고 있는 고양이 열풍이 낳은 하나의 사회 양상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시험의 취지는 고양이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이해해 사람과 고양이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 만들기에 있다. 고양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본 조건. 여기에 ‘고양이 제대로 알기’가 더해진다면 고양이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모색될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 없는 ‘고양이 검정 시험’. 시험이라고 하면 목숨 걸고 준비해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허나 부담 없이 가볍게 준비하면서 재미있게 지식을 얻고 겨룰 수 있는 이런 시험이 있다면 애묘인은 물론 누구나 고양이에 대해서 함께 즐겁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고양이 검정 시험 연습문제 정답>
초급: 1. ①가정부 2. ②오드아이 3. ③37.7도~39.2도 4. ④배 5. ①우호의 인사
중급: 1. ①아라키 노부요시 2. ④신맛을 느낄 수 없다. 3. ③56세 4. ②비타민 합성을 위해 5. ④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서
참고 사이트
고양이 검정 시험 공식 사이트 http://www.kentei-uketsuke.com/neko/
기사 참고 캣프레스 http://cat-press.com/cat-news/cat-test-1st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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