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 ‘우리 냥이’가 되다! 고양이 게스트 하우스 ‘CAT’S INN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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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12월 03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4,18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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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지내던 시절, 3개월 동안 매주 나고야로 출장을 다니던 때가 있었다. 하루는 일을 끝내고 한적한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어느 절에 들어갔다. 그런데 절에 들어서자 마자 따가운 시선이 갑자기 느껴졌다. 그 시선의 정체는 바로 절에서 돌보는 고양이!
10마리 아니, 20마리는 족히 넘는 고양이들이 절 곳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선 집중 포화를 당하니 살짝 무서운 마음이 들어 절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작은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총총총 다가와 내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사람을 녹이던지. 다른 고양이들의 뜨거운 시선만 아니었다면 아마 몇 시간이고 그 절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벌써 몇 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아기 고양이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서 이 장면이 자동재생되는 걸 보면 참 특별한 만남이었던 듯싶다.
△ 나고야의 한 작은 절에서 만났던 아기 고양이. 주변을 맴돌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참 귀여웠지만 주변의 다른 고양이들의 따가운 시선에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여행지나 낯선 곳에서의 기억이 유독 기억 저장소에 오래도록 남는 것은 특별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조금은 낯선 경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애묘인들은 여행지에서 어떤 낯선 만남 혹은 경험을 기대할까? 우연히 만나는 그 나라의 길고양이? 혹은 그 길고양이를 돌보는 어떤 사람과의 만남? 그런데 만약 낯선 만남이 여행 동안 머무는 숙소에서 이루어지고 그 대상이 고양이라면 어떨까? 그리고 그 고양이가 평생 함께 지낼 ‘우리 냥이’가 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여행은 없을 것이다. 그런 여행을 꿈꿀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 문을 열었다.
△‘CAT’S INN TOKYO’ 게스트 하우스. 도쿄 중심지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주택가에 위치한 보호묘 게스트하우스이다. 주변에는 초등학교, 수퍼 등 관광지가 아닌 사람들이 생활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잠시 고양이와 지내며 고양이와의 실제 생활을 실감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고양이 입양으로도 연결된다. ‘보호묘’에서 ‘반려묘’로 연결되는 하나의 거점인 셈이다. 사진 출처 : ‘CAT’S INN TOKYO’ Airbnb
도쿄 이타바시구에 있는 ‘CAT’S INN TOKYO’는 여행 내내 숙소에서 고양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겸 고양이 카페이다. 고양이 카페가 있는 로비와 침대가 있는 객실로 구성된 이 게스트 하우스는 숙박객이라면 언제든지 로비에서 여덟(10월 현재) 고양이 스탭들과 함께 놀고 낮잠을 즐길 수 있다. 단, 고양이 스탭들의 법정 근무 시간은 저녁 8시까지! 고양이와 함께 밤을 보낼 순 없지만 하루 종일 고양이와 지내다가 저녁 시간부터는 애묘인들의 성지인 ‘진보초 냥코토 서점’ 에서 엄선한 고양이 책을 읽거나 고양이 캐릭터들에 둘러싸여 잠 들 수 있는 고양이 천국인 셈이다.
△ ‘CAT’S INN TOKYO’ 객실 공간과 로비 공간. 숙박하는 내내 고양이 카페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다. 객실 침대는 독일제 우드 스프링 매트리스를 사용,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사진 출처 : ‘CAT’S INN TOKYO’ Airbnb
‘CAT’S INN TOKYO’는 고양이와 지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라는 점 이외에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곳에 있는 고양이들이 모두 사연을 가지고 구조된 보호묘(保護猫)라는 점이다. 카페 이용자는 물론 숙박객도 고양이와 며칠을 함께 지내다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고양이가 있으면 절차를 밟아 입양하는 일도 가능하다. 고양이 카페 겸 게스트 하우스는 보호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고양이와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입양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를 가진,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공존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CAT’S INN TOKYO’는 여성 전용으로 4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며 숙박비는 한 사람당 하루에 6,000엔이다. 이 숙박비는 게스트 하우스 취지에 맞게 시설 유지비와 고양이 스탭의 의료비, 생활비, 고양이 보호활동비로 활용되기 때문에 ‘CAT’S INN TOKYO’에 묵는 것만으로도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공존하고 행복해 질 수 있다. 예약은 Airbnb를 통해서 하거나 메일로 신청 가능하다.
△ ‘CAT’S INN TOKYO’ Airbnb 예약 페이지. 예약 페이지에 이곳을 이용한 숙박객들의 리뷰도 올라와 있으니 숙박 정보와 함께 체크할 수 있다. 예약은 메일 catsinntokyo@gmail.com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보호묘’ 카페에서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객실이 비어 있으면 그대로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곳. 그리고 그곳에서 평생을 함께 할 ‘반려묘’를 만난다면 애묘인에게 그곳만큼 가슴 떨리는 장소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올 겨울은 고양이를 테마로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맘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고양이와 뒹굴며 며칠을 보내다 보면 1년 동안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다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또 누가 아는가, 그곳에서 평생을 함께 나와 지내주고 나를 집사로 맞아줄 ‘우리 냥이’를 만나게 될지.
‘CAT’S INN TOKYO’ 여성 전용 게스트 하우스
■ 숙박 비용
1박 6,000엔/1인, 조식은 제공되지 않는다.
■ 청소 비용
체크 아웃 시 객실 청소비 6,000엔(객실당)
※숙박 인원수로 나눈 금액을 1인 당 숙박 비용에 가산
■ 숙박 대상 및 정원
여성 전용(중학생 이상)으로 최대 정원 4인, 초등학생 동반 가능.
■ 숙박 예약
Airbnb 예약 페이지 https://www.airbnb.jp/rooms/13253505 혹은
메일 catsinntokyo@gmail.com로 성명, 숙박날짜, 인원을 기입해 문의.
* 참고 사이트
‘CAT’S INN TOKYO’ Airbnb 예약 페이지 https://www.airbnb.jp/rooms/13253505
‘CAT’S INN TOKYO’ 블로그 http://ameblo.jp/cats-inn-tokyo/
캣프레스 http://cat-press.com/cat-cafe-news/cats-inn-tokyo
글 |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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