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우리가 접수했다옹~", 일본 캠퍼스 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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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년 07월 26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86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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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나는 털에 건강해 보이는 두 냥님. 이 고양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많은 집사를 거느리며 대학에서 생활하는 캠퍼스 고양이라는 것인데요. 캠퍼스에서 사는 고양이라니 왠지 낭만적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국민대에서 생활하는 캠퍼스 고양이가 소개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오늘 소개하는 일본 교토대학의 요시다 캠퍼스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학생 집사들로부터 어떤 관리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을까요?
교토대학 길고양이 동아리 '캣치(Cat-Ch)'
신록이 우거진 교토대학 요시다 캠퍼스에 길고양이 동아리 '캣치(Cat Channel, 줄여서 Cat-Ch)'가 생긴 것은 2013년. 처음에는 캠퍼스 내 길고양이를 돌보던 대학 직원을 몇몇 학생들이 도와주며 시작되었는데요. 그 뒤로 학생단체, 지역 주민이 협력하면서 정식으로 캣치가 출범되었습니다.
햇수로 6년째인 현재, 참가 학생 수는 약 80명이며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37마리입니다. 고양이들은 모두 이름이 있고 자주 나타나지 않는 시로쿠로치비라는 고양이만 빼면 모두 중성화 수술을 마친 상태입니다.
캣치의 설립 목적은 ‘교토대학 안의 고양이를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돌봐 고양이와 사람이 모두 행복한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활동 이념 또한 '고양이도 행복해지고 사람도 행복해지도록'입니다.
▶캣치에서 돌보는 캠퍼스 고양이는 모두 37마리로 한 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중성화 수술을 마친 상태다. 몇 마리 사진이 없는 고양이도 있지만 이름과 성격이 모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사진=cat-ch.jimdo.com
▶ 캣치 동아리 티. 사진=cat-ch.jimdo.com
식성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준비
이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사료 급식 및 뒤처리, 배설물 처리, 교내 청소, 지역과 연계한 중성화 수술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학교 곳곳에 만들어 두기도 하지요.
고양이 사료 급식과 뒷정리는 거의 매일, 배설물 처리와 교내 청소 등은 기간을 정해놓고 합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 캠퍼스에 모여 다섯 곳의 정해진 장소에 준비한 사료를 둡니다.
▶사료는 고양이가 식성에 맞춰 먹을 수 있도록 건식사료 한 종류, 습식사료 2종류로 구성되어 제공되며 되도록 밥을 먹는 고양이를 보며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한다. 사진=www.facebook.com/KUCatCh
좋은 가족을 만날 때까지
사료는 지역주민들과 연계해 제공받는데요. 고양이가 식성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건식사료 한 종류, 습식사료 두 종류로 총 세 종류를 준비해 한 그릇에 담아 줍니다. 그리고 고양이 돌봄 부원들은 고양이가 밥을 먹는 동안 몸 상태를 확인하는 동시에 되도록 사람에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기도 합니다.
캠퍼스 고양이들을 사람과 익숙해지게 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에 자동차 사고로 캠퍼스 고양이가 목숨을 잃는 일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학교 안도 고양이에게는 안전하지 않다”, “역시 좋은 가족을 만나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현재는 고양이 입양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작년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캠퍼스 고양이 파미짱. 학교 안에서 돌봄을 받더라도 역시 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캣치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양이 입양 활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사진=www.facebook.com/KUCatCh
길고양이와 사람을 위한 페스티벌
그렇지만 이런 캣치의 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길고양이, 캠퍼스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캣치에서는 2016년부터 고양이 페스티벌(NEKO FESTIVAL)을 열고 있는데요.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교내에 ‘교토대학 올해의 고양이’를 선정해 소개하고 그 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엽서의 판매 수익금을 고양이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열린 고양이 총선거 모습과 캠퍼스 고양이 사진엽서.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교토대학 올해의 고양이’를 선출한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은 물론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노력한다. 사진=twitter.com/kucatch
나라는 달라도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아
상대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도 함께 살아갈 수도 없는 법입니다.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의 존재를 알리고 왜 돌봐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런 활동이야말로 고양이와 인간이 함께 공생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면서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토대학의 캣치와 같은 고양이 돌봄 동아리는 국내에도 다수 존재하는데요. 앞서 언급한 국민대학교의 ‘고양이 추어오’나 전남대의 유기동물 보호 동아리 ‘아크’, 이화여자대학교의 ‘이화냥이’ 등 국내의 많은 학생 집사들도 사료 급여, 교내 청소, 중성화 수술 등의 활동을 펼치며 캠퍼스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고 합니다.
나라는 달라도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 작년 고양이 총선거에서 1등을 차지한 고양이는 ‘치비’. 총 820표 중에서 212표를 차지해 ‘교토대학 올해의 고양이’로 선정되었다. 사진=www.facebook.com/KUCatCh
글 | 일어 번역가 서하나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뒤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핑계 삼아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옮긴 책으로는 <karimoku60 스타일 매거진 ‘k’ 1, 2>,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이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로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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