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용 택배차량까지? 야마토 운수의 검은 고양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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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년 02월 21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5,74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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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매일 한 번씩은 꼭 만나게 되는 고양이가 있다. 바로 야마토 운수회사의 로고인 검은 고양이다. 우연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유학 시절 필자가 살던 동네는 물론 작년에 한 달 동안 도쿄에 머물 때도 숙소 근처에 야마토의 택배 영업소가 있어 매일 그 앞을 지나며 검은 고양이와 만났다. 아무래도 고양이 매거진에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보니 더 눈에 잘 띄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야마토 운수의 검은 고양이 로고는 1957년에 탄생해 벌써 60년이 넘었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된 이 고양이 로고는 어떻게 야마토 운수의 회사 로고가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로고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그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 야마토 운수의 회사 로고.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그대로 회사 마크가 되었다. 사진=야마토 운수 사이트
모티브가 된 것은 미국 운송회사 로고
구로네코야마토(黒猫ヤマト, 검은 고양이 야마토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야마토 운수의 로고는 당시 업무제휴를 맺었던 미국 운송회사 ‘Allied Van Lines’의 로고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다루듯 고객의 물품을 소중하게 다룬다’라는 생각에 공감한 야마토 운수 창업자 오구라 야스오미(小倉康臣)는 미국 회사에 사용 허가를 받고 야마토 운수에 맞게 로고를 다시 디자인하도록 지시했다.
디자인 당시 Allied Van Lines의 고양이는 서양 고양이의 이미지였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낄 만한 고양이로 다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디자인이 풀리지 않아 머리를 싸매고 있던 담당 직원은 당시 여섯 살이던 자신의 딸이 그린 고양이 그림을 우연히 보고 힌트를 얻는다.
원안이라고 알려진 그림을 보면 삼각형 귀와 눈의 모습이 지금의 고양이 마크와 비슷한 느낌이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물고 있는 그림은 아니지만 담당자는 고양이의 뾰족한 귀에서 영감을 얻어 3개월 동안의 디자인 끝에 완성했다고 한다.
여섯 살 딸이 그린 고양이 그림에서 힌트 얻어
사실 원본 그림은 오래된 사보를 통해서 알려져 있긴 했지 실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원본이 60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넘어 2016년 발견되었다. 야마토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다른 지역의 창고에서 보관 중이던 자료를 도쿄 사무실에 가져와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원본 그림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일은 그 그림 뒷면에는 또 다른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그 그림이 지금의 로고와 거의 비슷한 콘셉트였다는 것이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는 택배 단발기고양이 발바닥 모양이 들어간 택배기사의 장갑
고양이 택배 직원이 찾아간다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내가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남이 해 놓은 디자인을 보는 게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도쿄에서 4년을 지내다 왔다. 지금은 일본의 좋은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신체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영접하지 못하고 캣랩 기사 꼭지를 통해 고양이에 대해 알아가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kotobadesign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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